카테고리 없음 / / 2023. 5. 4.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는 연습 Part3. 해석하기

Part3. 해석하기 : 비난의 문자와 댓글 건강하게 해석하기 

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 얼굴의 표정, 목소리의 톤, 몸짓의 행동, 배경 상황에 대한 이해 같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의 수단들이 있기에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는 보다 더 정확하게 서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의사소통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는 SNS를 활용한 메신저, 문자, 카톡과 같은 대화 수단은 오로지 '말의 내용'으로만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카톡의 경우 숫자 1이 사라지고도 답장이 없으면(하나의 정보) 여러 가지의 해석이 난무합니다. 읽고 모른 척하는 건가, 바빠서 답장을 못 했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인가, 잘 표현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건가, 답신할 가치가 없다는 뜻인가, 내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인가 등등.

 

이렇게 시각적 정보(몸짓, 얼굴 표정, 배경 상황), 청각적 정보(목소리 크기, 톤, 속도) 이런 두 가지의 정보가 사라지고, 말의 내용이라는 하나의 정보만 주어지게 되면 다양한 해석 난무하게 됩니다. 

 

분명 SNS를 통해서 물리적으로 멀리 있는 사람들과도 연락할 수도 있고, 평소에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했던 감사의 표현을 할 때 SNS를 통한 방식은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집안에 있어도 방문 한 칸을 넘어가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서로 카톡과 문자로 대화한다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듣게 되는 요즘, 옳고 그름을 넘어, 그것이 과연 우리가 정말 원하는 관계의 모습인지 되돌아볼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인들에게는 얼굴을 마주하는 의사소통보다는 온라인상에서 글로 하는 대화가 익숙한 세대 입니다.

 

우리에게 사이버세상이 일상에 들어오면서부터 사이버 언어폭력 흔히 말하는 악플로 인해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삶도 포기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만약 나 자신이나 가족이 악플로 인해 큰 상처가 남을 만한 악플을 달았다고 생각해보세요.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 비난을 하는 상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요? 

 

이와 관련해 비폭력대화를 개발한 마셜 로젠버그는 상대의 공격적 행동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고통(좌절된 욕구)을 비극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한테 달린 악성 댓글은 내 얘기가 아닌 악성 댓글을 단 그 사람의 얘기라는 것입니다.

 

열등감에 억눌려온 자아가, 익명의 공간에서 왜곡되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우월적 '존재감'의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폭력적인 방식을 통해서 드러낼 수 있는 곳, 그 장소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릴 수 있고 또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SNS가 됩니다.

 

악성 댓글을 지혜롭게 해석하는 방법

 

인간은 타인의 평가에 민감합니다. 

 

상대의 평가와 인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형성해왔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면 보호를 받아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해갈 때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욕구가 있는데, 그것은 수용과 안정입니다.

 

무조건적인 수용이 필요하고 성장하면서 조건적인 인정도 중요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태어나면 최소한 3세까지는 무조건적으로 그 존재를 수용해줘야 합니다.

 

그 아이가 무언가를 잘못 해도, 신체가 약해도 그냥 그 존재로서 충분하다는 아름다운 수용 말이죠. 

 

그것을 통해 자신이 세상을 살아갈 가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수용을 주는 대상이 부모여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가 크면서 성장해가고 배워가는  모습을 인정받아야 하는 겁니다. 남과 비교하는 인정이 아니라, 아이가 과거의 자신에 비해 성장해가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인정 말입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발전했다면 그게 바로 아이에게 필요한 인정의 순간일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대한민국의 많은 아이는 그런 수용과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의 부모님도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수용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형제와 비교하고 외부와 비교하면서 조건적으로 우리를 사랑하는 모습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도 외부에서 인정을 갈구하게 됩니다.

 

남에게 맞추기 위해서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만약 우리가 타인의 사소한 평가에도 종일 마음이 흔들리고 심란하다고 하여 이런 자신을 나약하다거나 바보 같다고 평가하지는 맙시다. 

 

너도나도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연약한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악성댓글에 마음이 흔들리고, 카톡의 날 선 문자에 종일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그것이 현대인의 취약한 인정 욕구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대로 악성 댓글이나 비난에 고스란히 맨살을 드러내고 아픔을 견뎌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본능적으로 타고난 능력, 즉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를 알아차릴 힘이 있습니다.

 

악성 댓글을 지혜롭게 해석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악성 댓글을 읽고 건드려지는 우리 자신의 핵심 욕구를 인식하고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1. 나 자신의 고유한 존엄성

2. 나와 가족의 명예와 권리에 대한 보호

3. 내 노력에 대한 인정

4. 인간으로서 필요한 자유

5. 밝혀지길 바라는 진실과 정의 

 

이러한 것들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욕구들(존엄성, 보호, 인정, 자유, 정의, 진실)을 가만히 되새겨봅니다. 

 

댓글을 여러 번 읽고 상처받는 대신, 우리가 찾은 욕구 단어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여러 번 가슴속으로 읽어봅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마음에 무엇을 담아두어야 하는가입니다. 

 

유익한 방법 중 하나는, 타인의 악의에 가득 찬 생각을 담아두는 대신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욕구를 발견하고 욕구 단어의 의미를 담아두는 것입니다. 

 

타인의 말과 글에 집중하지 않고, 나 자신의 욕구에 집중하는 겁니다. 그 욕구들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들을 상기해보고 가슴에 지닌 나의 생명력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대화 연습에 지쳐갈 때 꼭 상기할 것들

대화 중에서 누군가의 말을 듣거나 누군가의 행동을 침묵하며 관찰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인간은 태어나 돌이 지나면 막 걷기 시작합니다. 

 

한 살이 갓 지난 아기는 아무도 왜 운동화의 끈을 묶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기들은 그래서 신발을 신겨주면 바로 걸어 나가려고 합니다. 

 

왜 매어야 하는지 의식도 없고 어떻게 매는지 기술도 없습니다. 

 

이것이 1단계 입니다. 1단계. 무의식·무기술 그러다 아이가 조금 성장하고 잘 걷기 시작하면 끈을 다 매지도 않았는데 마구 걸어갑니다. 그러다가 광! 넘어지면 '아, 운동화 근을 매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드디어 왜 매야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러나 기술을 없습니다. 

 

2단계. 의식·무기술 그래서 엄마에게 가서 근을 묶어달라고 하며 바라보게 됩니다. 그 후 아이는 나갈 때 끈을 묶어야 함을 인식하며 배운 대로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기술을 훈련합니다.

 

3단계. 의식·기술 그 과정을 지나면 아이는 익숙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끈을 능숙하게 잘 묶는답니다. 4단계. 무의식·기술

 

대화도 이렇게 신발 끈을 묶어가는 과정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누구도 운동화 끈을 묶는 것을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보고 배웠습니다. 대화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운동화 끈을 묶는 것과 대화에는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운동화 끈 묶는 것에 익숙해지면 그 능력을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지만, 대화는 순식간에 다시 그 능력을 잃기도 합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다리의 근육이 키워지듯 대화의 근육을 단련해갑니다. 

 

오르내리며 탄탄해지는 다리 근육처럼 마음과 능력의 강인한 힘이 가장 큰 성공이랍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함께 더 나아가길 바랍니다. 

 


※ 출쳐 :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 박재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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