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공감하기 :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감하는 마음으로 들어주기
상대의 말을 마음으로 들어준다는 것, 내 해석을 섞지 않고 들어보는 것, 상대가 자기 생각을 알아차리고 자기 감정을 이해하고 욕구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대화에서 공감적으로 듣기의 목표가 됩니다.
듣는다는 것, 그것은 분명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근사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들어준다는 것은 어쩌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깊은 차원의 무엇입니다.
내 마음에 잠시나마 상대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것, 내 마음에 잠시나마 상대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것, 상대의 말에 숨겨진 그 사람의 감정과 욕구에 내 모든 의식을 두겠다는 의지적 노력이기 때문이지요.
말 잘하는 기술보다 고요함 가운데 상대의 말과 의도를 이해하고 바르게 해석하는 것이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할 정도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리서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듣기 연습만 잘해도 많은 것들이 해결됩니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습관적 듣기」
1. 맞장구치기
이 방법은 흔히 공감적인 듣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공감적인 듣기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맞장구를 치며 들어주게 되면, 사건 당사자들은 서로를 더 미워하고 부정적인 판단에 빠지기 쉬워집니다.
"정말 나쁜 사람이다" 라고 반응할 때, 그 말을 들은 당사자 역시 '내 생각이 맞구나! 걔들은 나쁜 애들이야'라고 생각하며 상대와 화해하거나 용서할 가능성보다는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고 분노의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괴로워집니다.
맞장구는 동의하는 힘이 되어 상대에게 잠시 힘을 줄 순 있으나 상대가 결국 자기 생각에 갇히게 되고 서로 더 불편해지는 결과를 갖고 오는 측면에서 공감적으로 듣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공감이 아니라 손을 잠고 함께 적이 되어주겠다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동정하기
이 방법은 상대와의 거리를 명확히 두면서, 상대에 대한 내 판단을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동정하기' 방법은 간혹 말을 들은 사람은 초라해지고 비참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불쌍한 사람이라는 인지오류(명명하기)에 빠지게도 합니다.
분명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과 동정심을 갖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상대의 감정, 그리고 상대의 욕구를 추측하면서 이해해보려는 공감적 듣기와는 다르다고 봅니다.
3. 감정 차단하기
이 방법은 우리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감정적인 공감을 받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 금기시되는 환경이었다면 더더욱 '감정 차단하기' 반응이 습관처럼 나올 수 있습니다.
고통에 처한 당사자의 눈물과 감정적 반응을 가만히 들어주는 과정은 공감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를 가로막아 버리면 당사자는 스스로 자신을 허용하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적 방법에 몰입하게 되거나 감정을 억압하고 회피하는 방식으로 길들일 수 있습니다.
4. 생각 전환하기
생각을 바꾸는 것은, 행동을 바꾸는 효과적이고 현명한 전략 기술 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 유용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타인으로부터 강요된 방식으로는 생각이 잘 바귀지도 않을 뿐더러 동시에 그것이 공감적으로 듣는 과정은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5. 분석하기
분석은 조언하기와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매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상대의 말과 행동에 대해 분석을 하는 것에 멈춰 있게 되면 결국 '옳고 그른 행위, 좋고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에 갇혀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판단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6. 조언하기
조언은 상대보다 우리가 분명한 경험이 있고, 좋은 방법을 알고 있을 때 아주 유용한 소통 도구가 됩니다.
그러나 조언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말하는 상대가 듣기를 원해야 합니다.
청자로부터 조언을 듣고 싶어 하는 화자의 신호는, "나는 정말 모르겠어.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라고 할 때입니다. 아니면 듣는 과정에서 청자가 먼저 "내가 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예전 경험이 떠오르는데 좋은 방법 같아서 들려주고 싶어. 듣고 싶니?"라고 물어야 합니다.
조언은 효과적일 수 있으나 공감적 듣기의 과정과는 구별합니다.
7. 내 이야기 하기
이 방식은 듣기에서는 가장 비효과적이라고 봅니다. 대화의 관점이 상대방에서 나로 완전히 옮겨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감적으로 듣기로 한 이상 우리의 의식은, 상대의 생각, 상대의 감정, 상대의 욕구와 상대가 원하는 행위에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더 이상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하겠다는 신호입니다.
듣기의 방식 중 가장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8. 말 자르기
'말 자르기'는 공감적인 듣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는 전혀 이해받았다고 생각하지 못하며 이렇게 들어주는 사람을 미워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 간에 반복되면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누적되어 담을 쌓고 대화가 사라지는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공감적으로 듣는 과정의 연습과 우리가 습관적으로 들어온 우리의 반응은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습관적 듣기 방식이 가져오는 결과
1. 맞장구 | 갈등이 깊어지거나 파벌 형성 |
2. 동정 | 감정과 생각에만 빠질 수 있음 |
3. 감정 차단 | 감정을 억압 당하고 생각에 빠짐 |
4. 생각 전환 | 강제적일 땐 저항감이 생길 수 있음 |
5. 분석 | 공감적 반영 후에 해결에 도움됨 |
6. 조언 | 상대가 듣고 해결을 원할 때 도움됨 |
7. 내 이야기 하기 | 상대의 관점에서 내 관점으로 이동 |
8. 말 자르기 | 상대가 말할 기회 상실 |
공감적 듣기의 순서 : 말→감정→욕구→계획
내 생각은 버리고, 상대 마음은 담는 '공감'은 '지금 여기'에 현존하며 온전히 상대와 함께 의식적으로 머무는 것입니다.
공감적 듣기의 가장 유익한 기능은 상대 덕분에 이해할 수 있는 나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1. 화자의 말 듣기 - 반영·요약·확인
말을 듣는 것은 우리가 화자의 말에 집중한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나를 무시했어요." - 생각
→ 무시했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거지요? - 말을 반영하며 확인
→ 아, 상대는 저를 보지 않았어요. 저는 인사를 했고요. - 관찰로 표현
→ 아, 선생님은 인사를 했고, 그 상대는 선생님을 보지 않았다는 말씀이네요. 맞나요?
2. 화자의 감정 듣기
감정을 듣는다는 말이 이상한가요? 화자의 감정을 듣는다는 것은, 상대가 지금 어떤 감정일지를 축측해보는 겁니다.
만일 우리가 추측하는 감정이 틀렸다 하여도 화자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 노력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를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요.
→ 좀 서운하고 민망하세요? - 감정듣기
→ 네, 서운해요. 그런데 민망하진 않아요.
→ 아, 그저 서운하시군요.
3. 화자의 핵심 욕구 듣기
화자의 핵심 욕구를 듣는다는 것은, 화자가 그 대상을 떠올릴 때 생각하는 것을 욕구로 들어보려는 노력입니다. 왜냐하면 화자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원인은 상대에게 있기보다는 화자의 욕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은 이기주의자예요. 자기 자신만 알아요. - 생각
→ 선생님 입장에 대해서도 배려를 받고 싶으세요? - 핵심 욕구로 듣기
→ 네, 바로 그거예요.
이 과정은 상대가 그 대상에 대한 비난이나 생각에서 벗어나, 진짜 말하고자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하도록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자신이 배려받고 싶었는데 그게 되지 않아서 그 대상을 이기적인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기만 하여도 명료하게 자기 이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4. 계획 묻기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말, 혹은 상황을 원하는지 나눠볼 수 있답니다. 이 부분은 요청 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공감은 믿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한번쯤은 아니 여러번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직장에서나 배우자나 가족간의 갈등은 비일비재 합니다.
이럴 때 갈등 당사자와 풀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우리는 이 때 갈등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에게 가서 이런저런 속상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이야기를 잘 들어준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겁니다.
우리는 갈등의 대상자와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그 일과 무관한 사람에게 말했을 뿐인데 마음이 누그러지고 이해받는 마음과 함께 고맙고 편안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런 효과가 이러나기 때문에 상담 과정도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갈등의 당사자가 내 마음을 풀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삼자와의 대화를 통해 마음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힘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갈등의 당사자가 결국 우리의 감정을 촉발시킨 자극이 될지언정 원인이 되지 못함을 이해할 수 있게도 됩니다.
나와의 갈등 관계에 있는 대상이 아니라 제삼자가 나를 공감할 때도, 우리의 마음은 위안을 얻고 회복됩니다.
출쳐: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 박재연 지음